[허준혁한방] '한국의 5대 발명품'과 헐버트 박사

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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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목숨을 걸고 한국을 사랑했으며 '한민족이 세계에서 가장 빼어난 민족'이라고 갈파했던 호머 헐버트 박사는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고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알았던' 분이었다.

헐버트 박사는 미국 종합 월간지 <하퍼스>(1899년)에 기고한 '한국의 발명품(Korean Inventions)'이라는 글에서 조선의 5대 발명품을 소개했다. (1) 태종 때 만든 이동식 금속활자 (2) 거북선 (3) 현수교 (4) 폭탄(비격진천뢰) (5) 소리글자(훈민정음)가 그것이었다.

첫째, 조선 태종 때 만든 이동식 금속활자(Movable metal type)는 1403년(태종 3) 주조한 ‘계미자’를 말한다. 헐버트 박사는 세계최초로 알려졌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발명보다 계미자가 50년 가까이 빠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더구나 당시는 '계미자'보다 26년이 앞선 <직지심체요절>(1377년)이 공개되기 전이었다.

둘째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사용한 철갑선(tortoise war-ship) 거북선이었다. 세계최초의 철갑선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일본은 거북선을 신이 만든 배라고 했다.(The enemies deemed the tortoise boat to be a work of superhuman origin) 이순신 장군과 거북선에 크게 김동한 헐버트 박사는 그의 회고록에서 이순신을 16세기말 스페인 무적함대를 격파한 영국의 드레이크 제독에 비견했다.

셋째는, 세계 최초의 현수교 (suspension bridge)였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도주하던 일본군들을 쫓던 조선과 명나라의 연합군은 임진강에 도달했다. 명나라 군사들이 강을 건널 수 없다고 버티자 조선 군사들이 칡넝쿨을 이용하여 나무를 묶고 다리를 건설하였다. 다리의 길이는 150야드나 되었고, 12만 명의 조·명연합군이 현수교를 건넜다.

198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뉴욕 시의 버래자노내로우스 대교, 영국 험버사이드 주 헐 근교의 험버 대교는 1,200m 이상의 주경 간을 갖고 있는 현수교이다.

넷째는, 1591년(선조 24) 때 발명한 세계 최초의 시한폭한(bomb and mortar) 비격진천뢰였다. 폭발시간을 조절한다는 면에서 세계 최초의 시한폭탄으로 일본군들 사이에서는 '귀신폭탄'이라 불릴 정도로 공포의 대상이었다.

다섯째는, '모든 소리를 표기하는 완벽한 문자' 순수 소리글자(pure phonetic alphabet) 한글이었다. 위대한 한글이 있었기에 한국은 '문맹으로부터의 해방(emancipation proclamation)'을 할 수 있었다.

헐버트 박사는 '한국의 위대한 발명은 한국을 칭찬할 수도 있고, 아니할 수도 있다'면서 아쉬움도 표시했다. 세계 최초의 발명품들이 한민족의 위대성을 증명해주기는 하지만 더 이상 발전시켜 활용하지 못했기에 칭찬만 할 수는 없다고 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사민필지> 서문을 통해 중국 글자에 비해 크게 요긴한 한글의 가치를 한국사람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오히려 업신여김을 통탄했다.

동시에 1899년 <포럼>지에 기고한 '한국과 한국인'에서 "한국이 지정학적으로 기묘하게도 중국, 일본, 러시아에 둘러싸여 힘겨운 삶을 살고 있으며 그들로부터 얻은 것은 약탈뿐이다"라며 지정학적 위치의 영향도 들었다.

그러나 헐버트는 <한국평론> 1903년 4월호 사설 등 여러 글에서 한민족은 기회만 주어진다면 어느 민족보다도 가능성이 있는 민족이라며 미래를 확신했다.

내년은 광복 80주년이자 한글광복 80주년이며, 을사늑약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헐버트 박사의 분석처럼 세계최초의 발명품들을 만들어낸 위대함과 그것을 승화시키지 못한 아쉬움을 발전-보완함으로써 '위대한 K-한민족시대'를 활짝 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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