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뉴스Nishijin 직공, 문화재 복원의 숨은 조력자

황수진SujinHwang
202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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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가미교구의 한 공방에서 직공이 4,000~8,000개의 광택 나는 경사사를 놓은 베틀을 앞에 두고 분주히 손과 발을 움직인다. 규칙적인 베틀 소리가 공방을 가득 채운다.

이곳은 니시진 직물 제조업체 ‘히로노부 오리모노’의 공방이다. 공방 안에는 ‘기레’라 불리는 다채로운 천 조각들이 놓여 있다. 일본화의 캔버스로 사용되는 것도 있고, 서예작품이나 그림을 병풍으로 만들 때 사용되는 장식용 천인 ‘효소 기레’도 있다.

기레는 주로 문화재 복원에 사용된다. 예를 들어 금사로 식물이나 다른 모티브의 무늬를 장식한 ‘킨란’ 천은 선명하고 세련되지만, 그림이나 서예를 돋보이게 하는 섬세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오래된 회사의 4대째 경영자인 히로세 유이치는 세심한 작업과 안정적인 기술로 업계에서 존경받고 있다. 또한 문화재 복원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니시진 수작업 직조 기법으로 효소 기레를 생산할 수 있는 장인은 일본 전국에서 히로세를 포함해 5명뿐이다.


직조는 섬세하고 인내심을 요하는 과정이다. 직공은 오른발로 페달을 밟아 경사사의 일부를 끌어올린 다음, 씨실을 경사사 사이로 통과시키기 위해 베틀 셔틀을 사용한다. 그런 다음 빗 모양의 빗으로 실을 짜 넣는다.

히로세는 “직조에서 중요한 것은 리듬을 유지하고 적절한 힘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리로 짜는 힘을 확인하기 위해 감각을 곤두세운다.

수작업은 고대의 불규칙성을 재현하는 데 필수적이다. 히로세에 따르면, 과거에는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실의 두께와 색깔이 고르지 않았다.

그는 “기계로 만든 천은 너무 균일해서 옛 서예 작품이나 그림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히로세는 2017년 아버지가 사망한 후 34세의 나이로 가업을 이어받았다. 그의 아버지 겐지는 고대 그림 두루마리 등의 유물에 사용된 ‘고다이 기레’의 재현 분야에서 국가 공인 ‘선택 보존 기술 보유자’였다.

히로세는 경영 승계를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는 어릴 때부터 공방 주변에서 자랐고, 20살에 기술 대학을 졸업한 후 본격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직조 기술을 익혔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사업주로서의 업무가 많았고, 공방은 혼란에 빠졌다.

효소 기레 두루마리 천의 생산 작업은 염색, 금박 제작, 생사 조달 등 다양한 부분으로 나뉜다. 일반적인 생산자로서 직물 제조업체는 관련자들과 논의하여 소재 선택과 직조 방식 등의 방향을 결정한다.


겐지는 수년간의 연구와 직물 복원을 통해 고대 직물의 구조와 직조 방법에 대한 지식을 깊이 이해했기 때문에 많은 문화재 복원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지혜는 히로세에게 전수되지 않았다.

히로세는 겐지와 관계가 있었던 문화재 보존 단체의 지원 덕분에 이렇게 멀리 올 수 있었다. 이 단체는 문화재의 수리 복원을 위한 장착포의 안정적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단체는 히로세에게 아버지의 사업 운영과 기술 업무 등을 바탕으로 조언을 해주고 있다.

겐지는 고객과의 서신 교환과 직물 재현 작업의 진행 상황을 노트에 기록했다. 히로세는 이것들이 자신에게 매우 귀중한 자산이라고 말하며, 항상 자신의 작업을 위한 참고 자료로 사용한다.


2020년 히로세는 아미타불과 25명의 시종이 험한 산 위의 구름 위에서 하늘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아미다라이고’의 장착용 천 생산을 맡게 되었다. 교토의 치온인에 소장되어 있는 14세기 그림으로 국보로 지정돼 있다.

히로세는 그림의 질감과 어울리는 천을 만들기 위해 천을 물결치게 하는 특수한 직조 방법을 시도했다. 천의 수축을 조절하기 어려워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약 1년 후, 히로세는 붉은 빛깔에 연꽃과 아라베스크 무늬가 장식된 천을 완성했다.

히로세는 “보통은 실과 무늬의 디자인이 내게 도착할 때쯤 작업의 90%가 완료되어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걸로 천을 만드는 것뿐이었다”며 “하지만 그때는 내가 멋진 천을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히로세는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내가 만든 천이 오랫동안 문화재로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책임감을 느낀다. 조상들의 지혜를 흡수하고 계속 연구해 나갈 것이다.”

Publisher and Editor : 황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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