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재라고 말한다(창세기 1:27). 이는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를 넘어 감정, 도덕, 창조성, 관계 속에서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는 고유한 가치를 지녔음을 의미한다. AI가 발전할수록 우리가 이 ‘하나님의 형상’을 어떻게 지키고 드러낼지 고민해야 한다.

첫째, 감정의 진정성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AI는 감정을 모방할 수 있지만, 눈물과 기쁨을 통해 하나님과 이웃을 경험하는 인간의 깊은 감성은 모방 불가능하다. 예수님께서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우신 모습(요한복음 11:35)은 단순한 계산이 아닌 사랑과 공감의 표현이었다. AI는 위로의 말을 건넬 수 있어도,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으로 아픔을 함께 느낄 수는 없다.

둘째, 도덕적 갈등과 윤리적 선택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려는 인간의 소명에서 나온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답을 제시하지만, 인간은 기도와 믿음으로 ‘정답 없는 문제’를 마주한다. 다윗이 골리앗을 대적할 때(사무엘상 17장), 그는 계산된 논리가 아닌 하나님에 대한 신뢰로 비합리적인 선택을 했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내리는 결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보여준다.

셋째, 창조성은 하나님의 창조 사역을 반영하는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다. AI는 학습된 패턴으로 창작하지만, 인간은 하나님께 영감을 받아 기존의 틀을 깨는 창조를 한다. 모세가 홍해를 가른 사건(출애굽기 14장)이나 예수님의 비유는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하나님의 계시에서 나온 창의적 표현이다. AI는 예측 가능성을 따르지만,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인간은 믿음으로 불가능을 도전한다.

넷째, 사회적 관계와 연대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통로다. AI는 소통을 흉내 낼 수 있지만,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나누신 친밀함이나 십자가의 희생과 같은 관계의 본질은 담아낼 수 없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 22:39)는 명령은 인간만이 실천할 수 있는 하나님의 부르심이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기독교인은 어떻게 인간성을 지켜야 할까. 첫째, 비효율성을 긍정하며 하나님의 시간을 신뢰해야 한다. AI는 효율성을 추구하지만, 기도하며 기다리고, 손으로 성경을 필사하며 묵상하는 과정은 단순한 결과보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한다. 둘째, 기술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는 의미 창출이 필요하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할 때,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하나님의 목적을 구해야 한다. 셋째, AI를 공감과 연대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기술이 교회를 더 따뜻한 공동체로 만들고, 복음을 전하는 데 쓰인다면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길이 될 것이다.

AI는 도구일 뿐, 의미를 찾는 것은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의 몫이다. AI가 감정을 모방할수록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더 깊이 나누고, AI가 결정을 내릴수록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하며 고민해야 한다. 진정한 관계를 맺고, 하나님께서 주신 창조적 사명을 감당하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믿음으로 나아가는 것. 이것이 AI 시대에 기독교인이 지켜야 할 인간성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