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로 불편을 참는 사람들

2024-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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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치앙마이를 오가는 직항이 하루 4-6회다. 게다가 비행기마다 만석이라고 한다. 골프장의 골퍼 약 60프로가 한국 사람들이라고 하니 오전 타임은 모두가 한국 사람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골프 연습장에도 한국 사람이 대부분이다. 새해 들어 우리 부부가 운동하는 공군 골프 연습장의 내부 규정에 변화가 생겼다.

 그동안에는 빈자리를 찾아가서 도우미에게 돈을 주면 도우미가 공을 사 가지고 와서 세팅까지 해 주었다. 그러던 것이 이번 주부터는 입구에서 빈자리의 번호표를 받아서 지정된 번호로 가야하고, 공도 직접 세팅해야 했다.

 어제는 30분을 기다렸다. 2층은 나 같은 초보가 연습하기에 불편해서 1층에 자리가 나길 기다린 것이다. 1층을 차지하고 앉아있는 관광객과 외국인들이 시간을 끌고 앉아있는 게 불편할 만도 한데, 대부분의 태국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2층으로 올라갔다.

 골프장마다 회원권을 가진 태국 사람이 있지만, 이 계절이 되면 외국인에게 좋은 시간대를 양보해야 하면서도 불평하지 않는다. 태국 문화를 존중해 달라는 안내문 앞에서 눈살 찌푸리게 하는 외국인들을 보면서도 침묵한다. 태국인은 이걸 자신들의 미덕이라 여기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들이 돈까지 손해 보는 경우는 없다. 어떤 상황에도 돈은 양보하지 않는다. 태국인은 미소를 지으며 불편을 참는 대신 돈을 챙긴다. 사실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루는 손님이 오셔서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오후 시간에 갔다. 한국 매니저가 계산대를 지키고 서 있으면서 굳은 얼굴로 태국 면허증을 보여 달라고 했다. 면허증이 없으면 여행객 값을 받기 위해서다. 한 분이 면허증을 두고 왔다며 휴대폰에 있는 노동허가서를 보여주었더니, 유효 기간을 찾았다. 페이지를 넘겨보면 되는데, 그걸 모르고 유효 기간이 없다며 의심했다.

 페이지를 넘겨 유효 기간을 보여주고, 계산하는 동안 한 분이 태국 종업원에게 앞에 놓인 ‘점수표’를 좀 보여 달라고 했더니, 이 한국 매니저가 아직 돈을 내지 않았으니 볼 수 없다고 한다. 매니저의 태도를 본 태국 종업원도 멋쩍어했다. 이 한국 매니저는 굳은 얼굴과 불편한 태도로 손님을 내쫓고 있었다. 골프장마다 호황으로 예약이 어려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이 골프장이 텅 빈 까닭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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