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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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일상의 의무와 책임, 그 부담스러운 환경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낯선 곳으로 가는 것이다. 여행이 즐겁고 힐링이 되는 것은 귀에 들리는 뉴스도, 보이는 사건도 나와는 무관한 곳에서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떨쳐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치앙마이 직항 비행기가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어느 순간 한국 사람이 치앙마이를 찾는 가장 많은 여행객이 되었다. 최근에는 중국 사람보다도 많아졌다고 한다. 골프장, 야시장, 커피숍, 공원, 맛있는 음식점, 어디를 가나 한국 사람이 다수가 되었다.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치앙마이에 사는 한국 교민은 대략 3천에서 5천명 사이라 하고, 일본 사람은 대략 3,600명에서 4천명 정도라고 한다. 치앙마이에는 한국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없다. 일본은 영사관이 있다. 치앙마이 근교 ‘람푼 공단’에 일본 기업은 약 40개이고, 한국 기업은 4곳이다. 치앙마이 시내에 일본 식당은 약 170여 개, 한국 식당은 약 20여 개다.

공항 근처 백화점(Airport plaza)에 일본 식당은 9개가 있으나 한국 식당은 아직 하나도 없다. 일본 제품 옷을 파는 대형 매장 두 곳이 성업 중이고, 인형과 액세서리, 잡화 등을 파는 중소 가게도 6개가 있으나 한국 가게는 없다. 전자 제품 파는 곳에 한국 스마트폰이 있고 유행이 지났거나 창고 털이 재고 한국 옷을 파는 노점이 있을 뿐이다.

치앙마이와 태국 여러 도시에는 일본 중고 자전거와 생활용품, 학용품, 운동기구, 악기, 인형, 장난감까지 파는 대형 몰이 있다. 일본은 쓰레기 수준의 물건들도 버리지 않고 수출해서 팔고 있다. 그것들을 신뢰하고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가격도 두 배 이상이나 올랐다. 일본도 단체 여행객이 있고, 골프 여행객도 있다. 그러나 국제학교에 중국이나 우리처럼 떼지어 있는 일본 학생은 보지 못했다.

치앙마이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은 선교사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 가장 많고, 은퇴자, 유학생 가정, 그리고 여행업과 식당업을 하는 소수와 기업의 주재원 10여 명에 정부 산하 NGO 파견 근무자가 있다. 태국은 코이카 단원 파견 제외국가가 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무슨 이유인지 한국어 교사만은 계속해서 파견하고 있다. 최근 치앙마이에서 ‘한 달 살기’를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기업 주재원과 여행업, 요식업을 제외한 모두는 한국에서 돈을 가져와 쓰며 산다.

치앙마이에서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교민은 약 150여 명 정도로 추측한다.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서 하는 일도 많지 않다. 교민과 한국 여행객들이 쓰는 돈의 부스러기를 모아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자들이 많다. 날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지친 몸으로 미소를 지으며 뛰지만, 이들에 대한 신뢰는 인색하다. 한국 여행업의 구조상, 현지 자국민 가이드는 불평등한 계약서의 ‘을’이고, 현장에서는 태국 경찰과 이민국의 주 표적이어서 늘 가슴 조이며 살아야 한다.

그런데, 한 대학교 안에는 세금을 쓰며 한글을 공짜로 가르쳐 주는 한국 기관 두 곳이 서로 사무실을 마주 보고 있다. 선교 단체나 개별 선교사들이 구걸하듯 한글을 가르쳐 주겠다는 곳도 여러 곳이다. 초중고등학교를 찾아가 한국어를 가르쳐주겠다며 애원하는 자도 있고, 한 대학을 찾아가 한국어과 개설을 하겠다며 공약을 내걸고 열정을 내는 선교사도 있다.

공무원과 정부산하 NGO 단체는 세금을 쓰고, 선교사들은 헌금을 쓰고, 한 달 살기는 자기 땀으로 치앙마이의 빈집을 채워주고, 조기 유학파는 국제학교를 살려주고, 여행객들은 커피와 음료를 팔아주고, 은퇴자들은 황혼의 쓸쓸함을 잔디를 밟으며 위로받으려 한다. 한국에서 일하는 태국 근로자와 불법체류자들은 매월 월급의 약 70%~80%를 태국 집으로 보내온다.

치앙마이는 한국과 태국 사이의 심각한 무역적자 현장이다. 한국 교민의 고용 창출은 2~3%지만, 일본 교민의 고용 창출은 50~60%가 넘는다. 돈을 버는 사람보다 쓰는 사람이 많은 나라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할 때다. 태국인이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을 대하는 인식의 차이는 이런 부분에서 크게 다르다. 저들이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대한다고 해서 우리를 일본인과 같은 급으로 대한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잠시 우리의 내면을 좀 생각해 보면 좋겠다. 여행 중 한 번쯤 가까운 한국 식당을 찾아가고, 수고하는 한국 가이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면 좋겠다. 여러 사정으로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 척박한 땅에서 자립을 위해 애쓰는 동포들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조금 더 배려할 때 이들의 고달픈 외국생활에 큰 격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젊은이들은 이곳에서 경제와 문화의 블루오션을 찾아 도전하고, 유학생들은 아빠의 수고에 감사하며 더욱 노력 한다면 그 열매는 값질 것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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