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지 않는 소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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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지 않는 소는 죽었다
태국 패키지 관광지에는 소달구지 타는 코스가 있다. 등에 혹이 난 소 두 마리가 끄는 달구지에 올라 한적한 시골길을 20~30분 동안 다녀오는 여행이다. 나이 든 이들에게는 옛 추억에 잠길 기회를,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곳에는 코끼리 쇼, 코끼리 타기, 대나무 뗏목 타기, 달구지 타기, 까얀족 마을 보기 등 다섯 가지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나는 가능하면 아침 일찍 손님들을 모시고 가서, 햇빛이 강해지기 전에 대나무 뗏목이나 코끼리 타기 같은 야외 체험을 먼저 하도록 안내한다.
태양을 가리는 우산이 달린 소달구지는 약간 더운 시간대에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는 현지 가이드가 요즘 소가 부족하니 소달구지를 먼저 타자고 했다. 늦게 가면 소달구지를 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손님들을 달구지에 태워 보내고 기다리며, 소 주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들이 힘들어하지는 않나요?" 그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적당히 일하는 게 오히려 소 건강에 좋아요. 그래서 한 마리당 하루 열 번 정도만 일하게 하고, 다른 소들과 번갈아 가며 쉬게 합니다."
이어진 그의 이야기는 뜻밖이었다. “코로나 때 많은 소가 죽었습니다.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소들이 할 일이 없어졌거든요. 그저 먹기만 하다 보니 배가 불룩해지고, 시름시름 앓다 결국 죽어버렸어요.”
그제야, 왜 현지 가이드가 서둘러 소달구지를 먼저 타자고 했는지 알게 되었다. 삶은 그저 숨 쉬는 것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움직이고, 일하고, 존재의 무게를 감당할 때 비로소 살아 있을 수 있다. 일하지 않고 멈춰버린 소들이 그걸 보여주었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렇게 오늘을 견디는 일인지도 모른다.
https://youtu.be/eIsvmOCXf4I?si=woS31LXaefy1a0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