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메콩강소년(정도연선교사)-
선교 초창기에는 교회 개척을 위해 산길을 걷다가 목이 마르면 가까운 계곡을 찾아가, 툭툭 잘라 만든 투박한 대나무 컵에 물을 받아 마셨다. 오늘을 사는 아이들에게 말하면 까마득한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불과 30여 년 전이다. 이제는 깊은 산속의 마을도 물을 사서 마셔야 한다.
당시, 산 중턱이나 산꼭대기에 있는 마을들은 대나무로 만든 수로를 이용해 수 킬로 물을 끌어와 사용했다. 바람이나 산짐승, 오가는 사람에 의해 대나무 수로가 무너지면 달려가 수리하면 되었다. 굳이 수도꼭지를 만들어 물을 잠가두지 않아도 부족하지 않았다. 물줄기를 좀 막아 두자고 했더니, 물은 흘러야 막히지 않는다고 했다.
이제, 산 위에 있는 마을은 물론이고 산 아래에 있는 마을도 물이 부족하다고 아우성들이다. 우기 때 내리는 비에 의존해 벼를 심었던 천수답에 커피와 고랭지 채소를 심어, 그곳에 많은 물을 사용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짐승들과 사람들이 걸어 다니던 길에 자동차가 들어오도록 산허리를 잘라 물줄기를 바꾸어 버린 탓도 있다.
그렇게 얻은 소득 증대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문명의 이기들을 준 대신, 생명을 위해 절대로 필요한 물을 빼앗아 갔다. 자동차가 없어 다소 불편했지만 걸어가다 목이 마르면 언제든지 마실 수 있던 물을, 이제는 자동차를 타고 가서 물을 떠 와야 한다. 그런 물마저 마실 수는 없다. 산속 곳곳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문명의 쓰레기들이 토양과 물을 오염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없었던 질병도 많아졌다.
미얀마 샨주에서는 정부군과 소수민족 부대(SSA) 간의 전쟁으로 마을 우물로 가는 수로를 파괴해 물이 없어 선교부에 긴급 도움을 요청한 마을도 있다. 태국 정부는 우물을 파는 허가 규정을 엄격히 하고 있다. GPS를 통해 우물과 우물의 거리를 통제하고, 자연보호라는 명목으로 깊은 산속에 우물을 파는 것은 규제한다.
소수민족들은 커피와 고랭지 채소 재배로 소득은 높아졌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문명의 혜택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백성들의 생명과 인권을 위한다며 70년 이어온 싸움에 백성들은 볼모가 되었다. 문명을 통제하고 다스릴 줄 모르면 오히려 문명의 이기에 지배당하고, 연합하지 못한 자유는 악의 인질이 되고 마는 것을 본다.





물 부족
-메콩강소년(정도연선교사)-
선교 초창기에는 교회 개척을 위해 산길을 걷다가 목이 마르면 가까운 계곡을 찾아가, 툭툭 잘라 만든 투박한 대나무 컵에 물을 받아 마셨다. 오늘을 사는 아이들에게 말하면 까마득한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만, 불과 30여 년 전이다. 이제는 깊은 산속의 마을도 물을 사서 마셔야 한다.
당시, 산 중턱이나 산꼭대기에 있는 마을들은 대나무로 만든 수로를 이용해 수 킬로 물을 끌어와 사용했다. 바람이나 산짐승, 오가는 사람에 의해 대나무 수로가 무너지면 달려가 수리하면 되었다. 굳이 수도꼭지를 만들어 물을 잠가두지 않아도 부족하지 않았다. 물줄기를 좀 막아 두자고 했더니, 물은 흘러야 막히지 않는다고 했다.
이제, 산 위에 있는 마을은 물론이고 산 아래에 있는 마을도 물이 부족하다고 아우성들이다. 우기 때 내리는 비에 의존해 벼를 심었던 천수답에 커피와 고랭지 채소를 심어, 그곳에 많은 물을 사용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짐승들과 사람들이 걸어 다니던 길에 자동차가 들어오도록 산허리를 잘라 물줄기를 바꾸어 버린 탓도 있다.
그렇게 얻은 소득 증대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문명의 이기들을 준 대신, 생명을 위해 절대로 필요한 물을 빼앗아 갔다. 자동차가 없어 다소 불편했지만 걸어가다 목이 마르면 언제든지 마실 수 있던 물을, 이제는 자동차를 타고 가서 물을 떠 와야 한다. 그런 물마저 마실 수는 없다. 산속 곳곳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문명의 쓰레기들이 토양과 물을 오염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동안 없었던 질병도 많아졌다.
미얀마 샨주에서는 정부군과 소수민족 부대(SSA) 간의 전쟁으로 마을 우물로 가는 수로를 파괴해 물이 없어 선교부에 긴급 도움을 요청한 마을도 있다. 태국 정부는 우물을 파는 허가 규정을 엄격히 하고 있다. GPS를 통해 우물과 우물의 거리를 통제하고, 자연보호라는 명목으로 깊은 산속에 우물을 파는 것은 규제한다.
소수민족들은 커피와 고랭지 채소 재배로 소득은 높아졌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문명의 혜택은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백성들의 생명과 인권을 위한다며 70년 이어온 싸움에 백성들은 볼모가 되었다. 문명을 통제하고 다스릴 줄 모르면 오히려 문명의 이기에 지배당하고, 연합하지 못한 자유는 악의 인질이 되고 마는 것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