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그 양이 많고 적음에 상관하지 않고 높은 산부터 깊고 험한 계곡과 넓은 평야의 생명까지 품고 흐른다. 장애물이 없는 곳에서는 호수처럼 고요하게 흐르지만, 벽을 만나면 돌아가거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조금씩 상대를 녹여 굽잇길을 내면서 흐르고, 도저히 길을 내기 불가능한 바위벽은 산산이 부서져 떨어지는 폭포가 되어 넘는다.
란창강(메콩강), 진사강(양즈강, 장강), 누강(살라윈강)의 여정이 그렇다. 이 강들은 그 첫 물방울의 위치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티베트의 만년설에서 녹아내린 물 한 방울에서 시작됐다. 이 세 강이 윈난성 디칭 티베트족 자치주와 리수족 자치주를 교차하지 않고 평행하게 대협곡을 이루며 흐르는 170km는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어서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세 강 사이에 있는 중국의 샹그릴라, 삼강병류, 호도협, 메리설산, 옥룡설산, 따리, 리장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에 소개되어 많은 관광객과 그 감동을 나누고 있다. 이에 비해 동남아를 흐르는 메콩강(란창강)이나 살라윈강(누강)이 만든 경이로운 자연은 여행 마니아일지라도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서구 열강의 긴 제국주의 착취와 억압에서 벗어나자 이념의 이데올로기가 그 길을 막았고, 이제는 민족주의를 표방한 불안정한 정치적 내분과 돈을 따라 날아온 불나방들의 횡포가 그 자연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 라오스에 숨겨진 메콩강의 진주 한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태국어로 어머니를 ‘메’라 하고, 물을 ‘남’이라 하며, ‘강’을 ‘메남’, 즉 ‘어머니의 물, 어머니의 젖줄’이라고 부른다. 메콩강을 동남아의 젖줄이라고 하는 이유다. 메콩강은 중국과 동남아 5개 국가를 관통하여 흐른다. 그중 라오스는 모름지기 메콩강의 나라다. 라오스의 고대 명칭 중 하나는 중국에서 메콩강을 부르는 ‘란창강’의 이름을 따라 ‘란창국’이다.
태국어의 여러 방언이 있지만 모든 방언이 동일하게 숫자 ‘백만’을 ‘란’이라 하고, ‘코끼리’를 ‘창’이라고 한다. ‘란창국’은 ‘백만 마리의 코끼리가 사는 나라’라는 의미다. 메콩강은 라오스에 코끼리 백만 마리가 평화롭게 서식할 만큼 풍부한 밀림을 선물했다.
메콩강이 캄보디아로 흘러가는 길을 가로막은 약 11km에 이르는 바위벽이 있다. 메콩강은 그 거대한 바위벽 앞에서 잠시 멈추어, 넓은 평야를 갈라 ‘씨판돈(4천 개의 섬)’을 만들고, 다시 그 섬들을 연결해 11km에 이르는 호수를 만들어 민물 돌고래의 서식지까지 마련했다. 그리고 ‘리피폭포’와 ‘컨파팽폭포’로 생명의 길을 막아선 그 거대한 바위 성(城)을 심판했다.
‘리피(Liphi)’ 폭포의 원래 이름은 ‘완벽한 우정의 절벽’이라는 의미의 ‘쏨파밋(Sompamit)’ 폭포다. 이웃한 ‘컨파팽폭포’와의 우정을 말하는 듯싶다. 메콩강이 바위벽에 부딪혀 4천 개의 섬을 만들어내자, 그 섬들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강이 호수처럼 넓어지면서 수많은 물고기도 서식했다.
사람들은 강물을 막아선 바위 사이사이에 대나무로 만든 거대한 ‘리(원뿔형 통발)’를 설치해 물고기를 잡았다. 상류에서 물고기를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시신이 ‘리’에 들어오기도 했다.
특히 프랑스가 라오스를 점령하는 과정에 많은 라오스 사람들이 죽었고, 그 시신들이 메콩강을 따라 내려와 이곳에 설치된 ‘리’에 걸리면서, 라오스 사람들은 ‘쏨파밋’ 폭포를 ‘귀신이 걸리는 통발’이란 의미의 ‘리피’폭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태국어와 라오스어에서 ‘피’는 귀신이다.
‘계단식 성벽(城壁)’이라는 의미의 ‘컨파팽’ 폭포의 현재 길이는 1km 정도이고 높이는 15~21m에 이르는 세계 9대 폭포이며,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포다. 전설에 따르면 이 폭포의 폭은 약 11km이고 높이는 약 100m에 달했다고 한다. 아직도 컨파팽폭포 안내판에는 그 넓이가 10,783m라고 쓰여있다.
‘씨판돈’ 섬을 둘러싼 물이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 소리가 얼마나 웅장하고 크던지 ‘씨판돈’에 사는 사람들은 그 폭포 소리 때문에 청력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씨판돈’ 사람들은 신에게 이 폭포 소리를 좀 작게 만들어달라고 빌었고, 신이 그 기도를 들어주어서 오늘날 계단식 폭포가 되었다고 한다.
티베트 만년설의 해빙으로 시작된 메콩강은 약 2,700km를 흘러와 ‘리피폭포’와 ‘컨파팽폭포’에서 산산이 부서진 후 다시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톤래삽에 그 힘을 저장한다. 건기의 캄보디아를 적시기 위해서다.
풍요의 상징, 어머니의 젖줄, 메콩강이 말라가고 있다. 배를 타고 건너던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과 태국의 넝카이를 이제 걸어서 건너는 곳도 있다. 방비엥과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과 후에이사이의 뱃길이 끊겨간다. 골든트라이앵글과 중국의 징홍(씹썽반나)의 뱃길은 중국이 댐의 수문을 열어 이기적으로 운항한다. 인간의 탐욕이 자연의 길까지 인위적으로 막아선 결과다.
중국은 1990년부터 메콩강에 11개의 댐을 세웠다. 앞으로 더 세울 것이라고 한다. 모든 강은 한 나라의 소유가 아닌 인류의 공동자산이다. 중국의 욕심이 멈추지 않는 한, 메콩강을 의지해 살아가는 동남아사람들은 물론이고 1,200여 종의 물고기와 코끼리와 수많은 동물의 젖줄도 말라 자연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고, 그 힘은 인류 공동의 소유다. 그 힘을 한 국가나 한 인간의 욕망을 위해 사용하면 인류는 공멸한다.
물은 그 양이 많고 적음에 상관하지 않고 높은 산부터 깊고 험한 계곡과 넓은 평야의 생명까지 품고 흐른다. 장애물이 없는 곳에서는 호수처럼 고요하게 흐르지만, 벽을 만나면 돌아가거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조금씩 상대를 녹여 굽잇길을 내면서 흐르고, 도저히 길을 내기 불가능한 바위벽은 산산이 부서져 떨어지는 폭포가 되어 넘는다.
란창강(메콩강), 진사강(양즈강, 장강), 누강(살라윈강)의 여정이 그렇다. 이 강들은 그 첫 물방울의 위치는 각각 다르지만 모두 티베트의 만년설에서 녹아내린 물 한 방울에서 시작됐다. 이 세 강이 윈난성 디칭 티베트족 자치주와 리수족 자치주를 교차하지 않고 평행하게 대협곡을 이루며 흐르는 170km는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어서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세 강 사이에 있는 중국의 샹그릴라, 삼강병류, 호도협, 메리설산, 옥룡설산, 따리, 리장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에 소개되어 많은 관광객과 그 감동을 나누고 있다. 이에 비해 동남아를 흐르는 메콩강(란창강)이나 살라윈강(누강)이 만든 경이로운 자연은 여행 마니아일지라도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서구 열강의 긴 제국주의 착취와 억압에서 벗어나자 이념의 이데올로기가 그 길을 막았고, 이제는 민족주의를 표방한 불안정한 정치적 내분과 돈을 따라 날아온 불나방들의 횡포가 그 자연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다. 라오스에 숨겨진 메콩강의 진주 한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태국어로 어머니를 ‘메’라 하고, 물을 ‘남’이라 하며, ‘강’을 ‘메남’, 즉 ‘어머니의 물, 어머니의 젖줄’이라고 부른다. 메콩강을 동남아의 젖줄이라고 하는 이유다. 메콩강은 중국과 동남아 5개 국가를 관통하여 흐른다. 그중 라오스는 모름지기 메콩강의 나라다. 라오스의 고대 명칭 중 하나는 중국에서 메콩강을 부르는 ‘란창강’의 이름을 따라 ‘란창국’이다.
태국어의 여러 방언이 있지만 모든 방언이 동일하게 숫자 ‘백만’을 ‘란’이라 하고, ‘코끼리’를 ‘창’이라고 한다. ‘란창국’은 ‘백만 마리의 코끼리가 사는 나라’라는 의미다. 메콩강은 라오스에 코끼리 백만 마리가 평화롭게 서식할 만큼 풍부한 밀림을 선물했다.
메콩강이 캄보디아로 흘러가는 길을 가로막은 약 11km에 이르는 바위벽이 있다. 메콩강은 그 거대한 바위벽 앞에서 잠시 멈추어, 넓은 평야를 갈라 ‘씨판돈(4천 개의 섬)’을 만들고, 다시 그 섬들을 연결해 11km에 이르는 호수를 만들어 민물 돌고래의 서식지까지 마련했다. 그리고 ‘리피폭포’와 ‘컨파팽폭포’로 생명의 길을 막아선 그 거대한 바위 성(城)을 심판했다.
‘리피(Liphi)’ 폭포의 원래 이름은 ‘완벽한 우정의 절벽’이라는 의미의 ‘쏨파밋(Sompamit)’ 폭포다. 이웃한 ‘컨파팽폭포’와의 우정을 말하는 듯싶다. 메콩강이 바위벽에 부딪혀 4천 개의 섬을 만들어내자, 그 섬들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강이 호수처럼 넓어지면서 수많은 물고기도 서식했다.
사람들은 강물을 막아선 바위 사이사이에 대나무로 만든 거대한 ‘리(원뿔형 통발)’를 설치해 물고기를 잡았다. 상류에서 물고기를 잡으려다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시신이 ‘리’에 들어오기도 했다.
특히 프랑스가 라오스를 점령하는 과정에 많은 라오스 사람들이 죽었고, 그 시신들이 메콩강을 따라 내려와 이곳에 설치된 ‘리’에 걸리면서, 라오스 사람들은 ‘쏨파밋’ 폭포를 ‘귀신이 걸리는 통발’이란 의미의 ‘리피’폭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태국어와 라오스어에서 ‘피’는 귀신이다.
‘계단식 성벽(城壁)’이라는 의미의 ‘컨파팽’ 폭포의 현재 길이는 1km 정도이고 높이는 15~21m에 이르는 세계 9대 폭포이며,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포다. 전설에 따르면 이 폭포의 폭은 약 11km이고 높이는 약 100m에 달했다고 한다. 아직도 컨파팽폭포 안내판에는 그 넓이가 10,783m라고 쓰여있다.
‘씨판돈’ 섬을 둘러싼 물이 폭포가 되어 떨어지는 소리가 얼마나 웅장하고 크던지 ‘씨판돈’에 사는 사람들은 그 폭포 소리 때문에 청력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씨판돈’ 사람들은 신에게 이 폭포 소리를 좀 작게 만들어달라고 빌었고, 신이 그 기도를 들어주어서 오늘날 계단식 폭포가 되었다고 한다.
티베트 만년설의 해빙으로 시작된 메콩강은 약 2,700km를 흘러와 ‘리피폭포’와 ‘컨파팽폭포’에서 산산이 부서진 후 다시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 톤래삽에 그 힘을 저장한다. 건기의 캄보디아를 적시기 위해서다.
풍요의 상징, 어머니의 젖줄, 메콩강이 말라가고 있다. 배를 타고 건너던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과 태국의 넝카이를 이제 걸어서 건너는 곳도 있다. 방비엥과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과 후에이사이의 뱃길이 끊겨간다. 골든트라이앵글과 중국의 징홍(씹썽반나)의 뱃길은 중국이 댐의 수문을 열어 이기적으로 운항한다. 인간의 탐욕이 자연의 길까지 인위적으로 막아선 결과다.
중국은 1990년부터 메콩강에 11개의 댐을 세웠다. 앞으로 더 세울 것이라고 한다. 모든 강은 한 나라의 소유가 아닌 인류의 공동자산이다. 중국의 욕심이 멈추지 않는 한, 메콩강을 의지해 살아가는 동남아사람들은 물론이고 1,200여 종의 물고기와 코끼리와 수많은 동물의 젖줄도 말라 자연 생태계가 무너질 것이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고, 그 힘은 인류 공동의 소유다. 그 힘을 한 국가나 한 인간의 욕망을 위해 사용하면 인류는 공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