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의 최악의 홍수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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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야기'의 영향으로 태국 최북단 메싸이에서 골든트라이앵글까지 약 27km가 호수로 변했다. 태국 기상청은 이번 홍수가 60년 만에 최악이라고 한다. 쏨루악강과 메콩강의 경계가 사라져버린 것 같다 

잠시 비가 그치자 인명 구조 헬기와 구조대가 투입되었고, 곳곳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 시내로 변한 도로에서 떠내려오는 물건들을 줍는 사람들, 어두운 집 안에서 쌓인 진흙을 퍼내며 다시 희망을 추스르는 사람들도 있다. 인명 구조 관계자들은 아직도 고립된 사람들과 사상자 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메싸이 이민국 사무실도 진흙탕이다. 약 20cm의 진흙이 쌓여있다. 국경 다리 위는 진흙과 온갖 쓰레기가 뒤섞여 있고 미얀마 국경 철문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골목길에는 급류가 흐른다. 전기가 끊긴 시내는 물로 가득 차 있지만 정작 필요한 식수는 부족한 상황이다. 

쏨루악 강의 거친 물결에 점령당한 메싸이 국경 너머 미얀마의 소식은, 끊긴 전화와 들어오지 않는 전기만큼 깜깜하다. 그곳에 우리 아이들 120명의 소식이 궁금하다. 

스님들은 신속히 구호품을 준비해 고립된 마을을 찾아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호수로 변한 마당에서 여유롭게 투망을 던지고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메싸이에서 미얀마 방향의 왼편 언덕과 산을 제외한 오른편의 모든 건물의 1층은 다 물에 잠겼다. 우리 메싸이 유아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약 1km 전부터 허리까지 물이 차 있는 상태다. 유아원 이웃 이층집에 사는 사람에게 부탁해 받은 사진에는 노란 황토가 유아원의 대문 기둥에 매달린 등잔 머리에서 멈춰 있다.

유아원 선생님들은 강물이 넘친다는 경고를 받고 급히 몇 가지 물건을 챙겼다. 그 사이 물이 급격히 불어나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살을 뚫고 유아원을 빠져나왔다.

물이 빠지면 1m가 넘는 진흙이 쌓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생명이 있는 한. 엄청난 진흙더미들과 싸워야 하겠지만, 사람 마음에 침전된 진흙보다는 나을 것이다. 

비는 우리의 형편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내리고 있다. 메콩강 건너 야심 차게 하늘을 향해 치솟던 마천루도 메콩의 황토색 물에 잠겼다.


유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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