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닮은 맛, 똠얌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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똠얌꿍을 일컬어 혹자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맛이 다 들어가 있는 수프라고도한다. 라임과 레몬글라스, 태국고추와 피시소스 등이 들어가 맵고 달고 짜고 신 맛이 나다가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 있어 종국에는 담백한 맛이 나는 수프 똠얌꿍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 보이는 태국과도 닮았다. 태국 남부에는 푸켓이나 크라비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힐링 휴양지들도 있고 북부 지방으로 가면 여전히 백 년 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순박한 사람들과 자연을 만날 수 있다. 그와 달리 수도 방콕은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들이 혼란스럽고 아름답게 뒤섞여 있고 럭셔리한 것들과 로컬스러운 것들이 공존하며 온갖 욕망들이 꿈틀대는 곳이다. 이처럼 다채로운 풍경을 지닌 태국과 세상 온갖 맛들이 담겨있는 태국인들의 소울푸드 똠얌꿍은 서로 참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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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어로 똠은 ‘끓이다’라는 뜻이고 얌은 ‘새콤한 맛’을 뜻한다. 그리고 ‘꿍’은 새우다. 똠얌 수프에 새우를 넣으면 ‘똠얌꿍’이 되고 닭고기를 넣으면 ‘똠얌까이’가 된다. 똠얌 수프에 생선살이나 돼지고기를 넣어 먹기도 한다. 마치 김치찌개에도 돼지목살김치찌개, 꽁치김치찌개 혹은 참치김치찌개 등 여러 종류가 있는 것처럼 똠얌스프도 여러 종류다. 그렇지만 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역시 똠얌꿍이다. 똠얌꿍에서 신 맛과 매운 맛, 단 맛이 나는 것은 태국고추와 레몬 글라스, 라임, 코코넛밀크, 피쉬소스 등의 재료 덕분인데 한국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향신료들이지만 이 맛에 적응하면 금단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똠얌꿍

  - 방콕 페차부리 로드에 위치한 레스토랑 '뽐 쉐프'의 똠얌꿍


 한국드라마에 빠져 한국여행을 결심하게 된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자장면이나 김치찌개, 삼겹살을 처음 먹어보는 순간이 중요한 것처럼 태국여행에서 똠얌꿍을 처음 먹어보는 순간은 참 중요하다. 우리의 김치찌개나 자장면, 삼겹살이 한국의 음식문화를 대표하는 소울푸드인 것처럼 태국을 대표하는 소울푸드 중 하나가 똠얌꿍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똠얌꿍을 먹어보았는가? 똠얌꿍을 먹어보았다면 처음 먹어본 것이 언제 어디서였는가?

 

 내가 똠얌꿍을 처음 먹어본 건 지금으로부터 약 십오 년 전 스쿰빗 어느 골목에서 야간영업을 하던 레스토랑에서였다. 프롬퐁 역 인근의 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 옆 테이블에 있던 무리들과 친구가 되어 같이 술을 마시던 중 함께 야식을 먹자는 친구들을 따라간 곳이었는데  지금도 똠얌꿍을 처음 접한 그 순간은 또렷하게 기억난다. 그 이전에 만나본 적 없는 그 낯선 맛!  마치 소개팅을 주선해 준 친구가 “그냥 편하게 만나봐”라고 해서 큰 기대 없이 나간 소개팅에서 너무도 이야기가 잘 통하고 매력 있는 상대를 만난 느낌이었다. 그후 매일 같이 똠얌꿍을 먹고 싶었지만 그때는 내가 지금처럼 태국에 오래 머물 때가 아니라 처음으로 똠얌꿍을 먹어본 그 여행으로부터 일 년이 지나서야 다시 태국으로 돌아와 똠얌꿍을 먹을 수 있었다.


 일 년 만에 다시 찾은 방콕에서 나에게 처음으로 똠얌꿍을 소개해줬던 그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순 없었고 그 친구들과 함께 갔던 그 식당도 찾을 수 없었다. 지금도 가끔 붉은색의 ‘복(福)’자 스티커를 거꾸로 붙여놓은 그 식당 입구의 풍경과 그곳에서 먹었던 똠얌꿍의 맛이 떠오른다. 그 식당이 사라진 게 아니라면 그동안 내가 못 찾았을 리가 없었을 텐데. 물론 그 식당이 아니라고 해도 똠얌꿍을 잘하는 식당들은 태국 전역에 많지만 첫 경험이란 늘 몸과 마음에 오래 남아있기 마련이라 그 식당의 행방이 늘 궁금하다.


 

 ⠀ - 크라비 타운에 위치한 '안차리 레스토랑'의 똠얌꿍


 한국에서는 동네마다 김치찌개를 파는 곳이 있는 것처럼 태국에도 똠얌꿍을 파는 곳은 참 많다. 똠얌꿍을 특별히 맛있게 먹은 곳을 떠올려보면 크라비 타운에 있는 레스토랑 ‘안차리 Anchalee'가 기억에 남는다. 후아힌 카오 타키압 사원 아래 있는 식당 ’라메르 La mer‘에서는 해산물 레스토랑답게 아주 커다란 새우를 여러 마리 넣은 똠얌꿍을 주어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방콕에서도 여러 군데에서 똠얌꿍을 먹었는데, 지금처럼 태국문화에 익숙해지기 전 태국친구와 만날 일이 있으면 내가 먼저 똠얌꿍을 먹자는 말을 자주 했던 것 같다. 아마도 내가 이렇게 태국음식을 잘 먹는다는 것을 어필하고 싶었나 보다.


 요즘 방콕에서 똠얌꿍을 먹고 싶을 때는 주로 쏘이 찬에 있는 ‘히아 완 카오 똠 쁠라 Hia Wan Khao Tom Pla'라는 식당에 들른다. 이곳은 미슐랭 빕 구르망에 선정된 적도 있는 로컬 맛집이다. 이곳에서는 큼지막한 새우 다섯 마리가 들어가 있는 똠얌꿍이 180바트 정도로 저렴하지만 맛은 고급 레스토랑에 뒤지지 않는다.


 

  - BTS 우돔숙 역 앞 노점의 꾸여이띠여우 똠얌

 

 똠얌꿍에 익숙해졌다면 똠얌수프로 맛을 낸 태국식 쌀국수 꾸여이띠여우 똠얌에도 도전해보라. 매운 꾸여띠여우 똠얌에 토핑으로 곁들여 먹는 바삭한 튀김과자 끼여우 텃을 더하면 한국 인스턴트 라면의 매운맛과는 또 다른 독특한 맛과 식감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한 번 맛보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그 맛을 나는 '지옥의 맛'이라고 부른다.


 꾸여이띠여우 똠얌은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쌀국수 레스토랑 '룽르엉 Rung Rueang'에도 있지만 시간이 허락되는 방콕 여행자들에게는 BTS 우돔숙 역 앞에 매일 밤마다 열리는 노점에서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이곳에서 꾸웨이띠여우똠얌을 먹어보면 내가 왜 그 맛을 지옥의 맛이라고 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치앙마이에서는 치앙마이 대학 정문 앞, 태국어로 나머라고 부르는 지역에 있는 말린 플라자 안쪽에 있는 식당 '치앙마이 에그 누들 Chiangmai egg noodle'에서 맛있는 꾸웨이띠여우똠얌을 먹을 수 있다.

 

 사랑의 맛, 인생의 맛, 똠얌꿍. 사랑처럼 시고 달며 인생처럼 짜고 매운 꾸웨이띠여우똠얌. 이 맛을 좋아하게 된다면 당신은 분명 당신의 인생을 조금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바빠도 일 년에 한두 번은 반드시 태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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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주 ( littlemoon2@naver.com ) -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 여행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법 외래교수. 한국에서 이십 대 때부터 MBC 등에 방영된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쓰는 일을 했으며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에 관한 강의도 했다. 태국을 만난 후로는 십오 년째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 중이다. 태국에서는 ICONSIAM, GRAB, EM QUARTIER, CENTRAL, IBIS 등과 함께 일을 하기도 했다.

매일 태국 이야기를 전하는 김형주 작가의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whalerider1205

* 레스토랑명은 구글맵에서 검색이 용이하도록 한글과 영문을 병기했습니다.

* 모든 글과 사진의 저작권은 김형주 작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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