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안]병마용의 도시에서 비양비양면 한 그릇... 시안, 천년의 맛과 시간을 걷다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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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사진 | 오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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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西安). ‘장안’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 도시는 한나라와 당나라의 수도였던, 천 년 고도다. 길을 걷다 보면 오랜 역사의 숨결이 도시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러나 시안을 깊이 들여다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입'으로 걷는 것이다. 넓적한 면발이 허리띠처럼 입안을 감싸는 비양비양면, 깊고 진한 양고기 국물과 빵이 어우러진 양러우파오모. 이 두 가지 면 요리는 시안을 가장 시안답게 만들어주는 존재다. 관광지에서의 하루와 함께 이 음식들을 곁들이면, 시안은 단지 ‘가는 곳’이 아니라 ‘머무는 이유’가 된다.


시안 여행의 시작은 시내 중심을 둘러싼 거대한 고성벽(西安城墙) 위를 걷는 것이다. 명나라 시기에 쌓은 이 성벽은 전체 둘레가 약 14km에 이르며, 자전거를 빌려 한 바퀴를 돌 수도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현대 도시와 고대 도시가 공존하는 풍경이 펼쳐진다. 고성벽 아래에서 조금만 걸으면 회족거리(回民街)에 닿는다. 이곳은 시안의 식도락 여행이 시작되는 골목이다.


회족거리(清真 回族 拼音面)의 좁은 골목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어디선가 고추기름 튀기는 소리가 들린다. “치익!”—바로 비양비양면(油泼扯面)을 만드는 순간이다.

주문을 하면, 주방장이 커다란 반죽 덩어리를 손바닥으로 늘리고 찢는다. 허리띠처럼 넓은 면발은 즉석에서 뜨거운 물에 데쳐지고, 다진 마늘과 파, 고춧가루 위로 펄펄 끓인 기름이 부어지며 강렬한 향이 퍼진다.

첫 젓가락을 들었을 때의 그 감각은 강렬하다. 면은 쫄깃하고, 양념은 고소하면서도 얼얼하다. 입안 가득 감도는 향신료의 여운은 시안이라는 도시가 가진 거칠고 진한 성격을 그대로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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清真 回族 拼音面

회족거리는 ‘비양비양면’ 전문점이 많아 비교하며 고를 수 있다.


시안 중심지에서 약 40분 거리의 외곽으로 이동하면,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진시황 병마용(兵马俑)을 만날 수 있다. 약 2천 년 전, 진시황의 무덤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수천 개의 병사·말 조각상은 각기 다른 얼굴과 표정을 하고 있다. 정적이지만 무언가를 말하는 듯한 병사들의 눈빛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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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 병마용 박물관 (秦始皇兵马俑博物馆)은 오전 일찍 가는 것이 덜 붐빈다.

상상했던것 보다는 규모가 크지 않았다


국물에 젖은 천 년, 단연 양러우파오모(羊肉泡馍)다. 빵(馍)을 손으로 찢어내 그릇에 담으면, 진한 양고기 국물이 붓듯 따라온다. 빵은 촉촉해지고, 국물은 빵에 스며들며 한층 더 부드러워진다.

이전러우(一真楼)는 파오모로 유명한 식당으로, 연호점(莲湖店)은 여행객과 현지인 모두에게 인기다. 이곳의 파오모는 국물이 깊고 정갈하다. 전통적인 커우탕(口汤) 스타일로, 빵을 다 먹고 나면 국물 한 모금만 남는다. 이 마지막 한 모금이 주는 여운은 그 어떤 후식보다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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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真楼(莲湖店) Yi Zhenlou

지도 앱에서 ‘真楼 莲湖店’ 검색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대안탑(大雁塔)으로 향했다. 당나라 시절 현장법사가 인도에서 경전을 들여와 보관했다는 이 탑은, 시안의 불교 유산을 대표하는 곳이다. 탑 주변 광장에서는 매일 저녁 화려한 음악분수 쇼가 펼쳐지는데, 화려한 조명과 웅장한 음악이 어우러져 시안의 밤을 장식한다.

관광객들은 탑 앞에서 삼각대를 세우고, 가족들은 잔디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쇼를 즐긴다. 거대 도시이자 역사도시인 시안의 또 다른 얼굴이다.


시안은 박물관도 많고 유적도 많지만, 여행자는 결국 이 도시의 맛과 향에서 더 많은 것을 기억하게 된다.

회족거리의 좁은 골목에서, 병마용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대안탑 광장의 음악분수 앞에서. 그리고 무엇보다, 한 그릇의 비양비양면과 양러우파오모에서. 한 끼 한 끼가 이 도시의 이야기다. 한 젓가락이 이 도시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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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 넓적면의 매력, ‘비양비양면(Biang Biang Mian, 油泼扯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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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 시안의 3대요리, 양러우파오모(羊肉泡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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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 侯志伟 土豆泥拌粉 (매쉬드 포테이토 비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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