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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선희 작가 : 삶의 ‘희노애락’으로 가득 찬 조각의 세계

고용철KoYongChul
2024-08-24
조회수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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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조소과 졸업 후 조각가로 활동하며 유화, 동양화, 크로키까지 섭렵

 

 

조각가 강선희 작가는 이화여대 조소과를 졸업한 후 유화, 동양화, 크로키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아우르며 활동해 왔다. 누구나 자신만의 특별한 삶을 추구하는 가운데, 평범한 10대 소녀였던 강선희 작가도 그러한 갈망을 품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부여한 재능과 사명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매일 기도했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대답을 평범한 비누 조각 작업을 통해 찾게 된다.

 

당시 미술 선생님께서 수업 중 비누를 나눠 주시며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어 보라고 했다. 그래서 강 작가는 사람 얼굴을 조각했다.

 

비누라는 단순한 형태에서 사람의 얼굴과 두상을 상상해낸 그녀.

코와 머리를 조각해 만든 이 입체적인 작품은 강선희가 조각의 세계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었다. 그러나 다른 학생들은 비누의 넓은 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평면적인 작품을 만들어냈고, 그녀는 입체 조각을 선보이며 미술 선생님으로부터 “조각에 소질이 있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 후 고등학교 시절, 진로를 결정하는 순간에 그녀는 미술 대학 진학을 결심했다.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에게 꿈을 밝혔고, 조건부로 대학교 진학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입시 준비를 하던 강선희 작가는 “조각을 배우는 것이 어렵지 않고 너무 즐거웠다”고 말했다. “몰입할 때는 3시간, 4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크로키도 매일 그렸지만, 단순히 재미있었어요.”

 

강선희 작가를 대표하는 현재의 작품은 ‘희노애락’이라 불리는 역동적인 조각들이다. 이 작품들에서는 다양한 사람의 손과 발이 얽히고 물려 있어 역동적이면서도 평온한 느낌을 주며, 깊은 사고에 잠기면서도 타인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필요로 하는 형상을 담고 있다. 각기 다른 시각에서 감상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되어 관객들에게 여러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강선희 작가는 중국에 체류하던 시절, 그날의 감정을 찰흙으로 형상화하기 시작했다. 기쁨, 외로움,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이 손과 발의 형태로 구체화되며 지금의 ‘희노애락’ 연작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녀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 작업실을 마련해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조각은 무게와 부피 때문에 전시가 어렵습니다. 더 가볍고 강한 재료를 찾고 있으며, 한지나 투명폴리를 이용해 새롭게 도전하고 있습니다. ‘희로애락’의 주제로 다양한 변화를 주며, 작품이 생동감 있게 표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선희 작가는 ‘희로애락’이라는 주제를 통해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를 점차 단순화해 가고 있다. 그녀는 “구상에서 비구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부조 작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희대 경영대학원 이동규 교수는 강선희 작가의 작품을 “고요한 물의 깊이를 탐구하며 원초적 존재와 욕망의 조화가 잘 드러나는 조각”이라고 평가했다.

 

강선희 작가는 예술의 중요성에 대해 “예술은 인류 역사 속에서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며,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해 왔다”고 강조하며, “다양한 인간의 경험과 가치를 소개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서로의 상상력을 확장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는 끝으로 모든 인간이 행복해지길 희망하며, 자신의 작품이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고 기쁘고 행복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순간에 감사하고, 부족함과 화가 나는 순간에도 감사하는 삶을 살면 인생을 더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