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NEWS  

필리핀뉴스필리핀, 미국의 대규모 철도 사업 자금 지원 확정… 대외 원조 동결 속 이례적 행보

고용철KoYongChul
2025-05-13
GO! 실시간 오픈채팅방 '세계한인방'


마닐라 –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 원조를 전면 동결하는 이례적인 조치 속에서도 필리핀의 핵심 인프라 사업인 루손 경제 회랑(Luzon Economic Corridor) 내 주요 철도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과 의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필리핀 대통령 투자 및 경제외교특별 보좌관인 프레데릭 고(Frederick Go)는 지난 5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루손 경제 회랑 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두 달간 많은 이들이 그 진행 상황에 대해 문의해왔다. 미국 무역개발청(USTDA)으로부터 수빅-클락-마닐라-바탕가스 철도(Subic-Clark-Manila-Batangas Rail) 사업에 대한 대출 승인 서한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고 보좌관에 따르면 미국 무역개발청은 당초 250만 달러였던 수빅-클락-마닐라-바탕가스 철도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 규모를 380만 달러로 증액했으며, 이는 미국 컨설팅 회사의 선정 이후 지난 4월 28일 필리핀 정부에 통보되었다. 그는 “이번 성과는 필리핀과 미국의 경제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강조하며, 조만간 공식 협정이 체결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미국 정부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총 연장 250km에 달하는 이 화물 철도 노선은 필리핀 최대 섬인 루손 섬의 주요 4개 도시를 연결하며, 3개의 주요 항구와 2개의 국제공항을 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필리핀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일자리 창출, 운송 비용 절감, 물류 효율성 증대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의 무역 흐름 활성화를 전망하고 있다. 고 보좌관은 “가장 중요한 항구들을 연결하는 능력이야말로 이 철도가 국가의 무역 및 발전에 극히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미-필 관계에 대한 신뢰 회복… 경제 안보의 중요성 부각

약 1,000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루손 경제 회랑은 2024년 4월 워싱턴에서 개최된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당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 그리고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3국 정상회담에서 처음 발표되었다. 이 경제 회랑은 배터리 생산, 에너지, 반도체 공급망과 같은 핵심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며 필리핀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그의 거래적인 외교 접근 방식이 국방 협정을 넘어선 경제 협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고, 루손 경제 회랑 사업이 보류될 가능성까지 제기되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대외 원조의 적절성을 평가하기 위해 90일간의 대외 원조 동결 명령을 내린 바 있어 이러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다만, 이전 행정부가 필리핀에 약속한 3억 3,600만 달러 규모의 안보 지원은 동결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철도 사업 지원은 필리핀이 미국의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미-필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신뢰를 불어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단법인 국가이익연구소(Foundation for the National Interest) 임시 대표이자 비영리 정책 자문 회사인 FACTS Asia의 설립자 겸 이사인 훌리오 아마도르(Julio Amador)는 “백악관이 이 경제 회랑을 계속 지원한다면, 이는 미국의 대 필리핀 지원이 정책적 연속성을 따르고 있으며 필리핀의 동맹으로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마르코스 대통령이 경제 안보가 곧 국가 안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기 때문에 경제 파트너십은 양국 동맹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리잘 상업 은행(Rizal Commercial Banking Corporation)의 수석 경제학자인 마이클 리카포르트(Michael Ricafort)는 이번 자금 지원이 경제 및 글로벌 공급망 협력으로까지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미국과 필리핀 관계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이며,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더 나은 예상 밖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수출 통제 프로그램인 칩스법(Chips Act)을 종료할 것이라는 최근 보도 속에서 미국의 이번 경제 회랑 지원은 “기분 좋은 놀라움”이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대학교의 지정학 분석가이자 국제 관계 강사인 마테오 피아센티니(Matteo Piasentini)는 미국의 지원이 “미국-필리핀 관계의 성장과 강화를 입증하는 긍정적인 발전이며, 이는 각 행정부의 일시적인 상황을 초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주요 지역 강국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이 “매우 실용적인 ‘발전을 위한 협력’ 패러다임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충성스러운 파트너는 그들의 협력 선택에 대해 보상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발언에서도 드러났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 방식과도 일관된 추세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피아센티니는 “필리핀은 현재의 글로벌 지정학적 상황에서 주요 동맹국에 대한 군사 및 경제 지원은 발전과 경제 확장의 대안적인 원천의 존재를 고려할 때 불가분리하게 병행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투자 자금 승인은 이루어졌지만, 피아센티니는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일본도 지분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는 양자 게임이 아닌 3자 게임이다. 이러한 협력 구조가 순수한 양자 협력보다는 약속 이행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영국, 호주와 같은 다른 국가들도 이 경제 회랑 내 개발 프로젝트 참여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보좌관에 따르면 스웨덴의 개발 금융 기관인 스웨드펀드(Swedfund)와 철도 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120만 달러 추가 투자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테르테 시절의 친중 행보 뒤 미국과의 밀착… 중국의 ‘일대일로’ 견제 심리 작용

분석가들은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경제 회랑에 대한 관심이 중국의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에 대한 경제적 경쟁에 초점을 맞추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리카포르트 수석 경제학자는 “필리핀은 대만 및 중국 본토와 인접해 있어 전자, 자동차 및 기타 첨단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전략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따라서 이는 미국 및 기타 유사한 선진국으로부터 더 많은 해외 직접 투자를 유치하여 미국 및 강력한 글로벌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글로벌 기업들의 공급망 및 시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아마도르 이사는 미국의 참여는 자국의 민간 부문을 부각하고 국제개발금융공사(International Development Finance Corporation)를 포함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국제개발안보협력 싱크탱크(International Development and Security Cooperation)의 설립자 겸 회장인 체스터 카발자(Chester Cabalza)는 중국이 “워싱턴이 이 경제 회랑 프로젝트에서 필리핀의 적극적이고 성공적인 경제 파트너가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미국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이는 수십 년 동안 필리핀에 대한 미약한 경제 지원에 대한 중국의 인지전에서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며, “미국이 필리핀에 대한 경제 지원에서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대외 원조 동결이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 필리핀 핵심 철도 사업에 대한 자금 지원 확정은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양국 간 전략적 동맹 관계의 공고함을 시사하는 중요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이는 남중국해 문제 등 안보적 측면에서 미국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복합적인 의도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향후 루손 경제 회랑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함께 미-필 관계가 더욱 심화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발행인 겸 편집인 : Jiyoung Lee

이메일 : zion4570@naver.com / jlee@tsu.edu.ph | 카톡ID : zion9418
전화 : 한국 +82-1029834570 / 필리핀 +63-9452456030
발행소 : #7 APT Edward st. SSV gate2 Tarlac city, Philippines


Copyright © 필리핀 뉴스케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