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뉴스아르헨티나, 여성 권리 '퇴보'… 40년 만에 성평등 전담 기관 폐지

임광수YimKwangSoo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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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서 여성 권리가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여성부의 기능이 성폭력 보호 차관으로 축소된 데 이어, 최근에는 이마저도 폐지되면서 37년 만에 성평등 관련 국가 기관이 사라졌다. 여성 단체 '니 우나 메노스(Ni una menos)'의 대변인 루시아 카발레로는 "우리는 최대의 권리 후퇴를 경험하고 있다"며 "여성 권리는 건강, 교육, 노동 등 모든 것과 관련되어 있으며, 모든 것이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의 성평등 및 다양성 담당 이사 루실라 갈킨은 "폭력과 취약한 상황에 놓인 수천 명의 여성들이 보장받고 보호받아야 할 권리를 박탈당하는 40년 가까운 제도적 후퇴"라고 지적했다.

심각한 여성 대상 폭력

인권단체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는 30시간마다 여성 살해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는 여성 살해를 의미하는 '페미사이드'라는 용어를 형법에서 삭제하겠다고 발표했다. 갈킨 이사는 "정부는 폭력에는 성별이 없다고 주장하며 수년간 인권 기준을 통해 구축된 용어를 부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 여성 대상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공공 정책이 해체되었다고 지적한다. 피해자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는 '아콤파냐르(AcompañAr)' 프로그램은 2024년 1분기에 예산이 98.63%나 삭감되었다. 성폭력 피해 상담 전화 144번은 2024년 상반기에 예산이 28% 삭감되었고, 지난해에는 직원의 42%가 해고되었다. 또한 사법 접근 및 심리 상담을 지원하는 '아세르카르 데레초스(PAD)' 프로그램이 해체되었고, 공무원 대상 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하는 '미카엘라 법' 시행도 중단되었다.

이러한 조치들은 아르헨티나가 1985년에 비준한 유엔 여성차별철폐협약과 1994년에 헌법에 포함된 '벨렘 도 파라 협약'과 같은 국제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다.

후퇴하는 낙태 권리

2020년 낙태 합법화법이 통과된 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낙태 권리는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 낙태법 시행을 감시하는 '미라르 프로젝트'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에는 106,737개의 임신중절 약품이 제공되었지만 2024년에는 단 한 건도 제공되지 않았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는 정부가 여성의 건강 접근을 보장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2024년 국가 예산 중 성 및 생식 보건에 할당된 예산은 최근 9년 중 가장 적으며, 많은 지역에서 피임약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혐오 발언 증가

아르헨티나 여성 및 성소수자 단체들은 정부의 혐오 발언이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카발레로 대변인은 "국가의 최고위직에서 혐오를 조장하면 사회적 폭력이 확산되는 불평등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갈킨 이사는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가 겪고 있는 심각한 경제, 정치, 사회 문제를 여성 권리 인정과 연결시켜 희생양을 만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발행인 : 고용철   편집인 : 임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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